못다 찍은 동영상도… AI가 만들어 메꿔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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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11-01 06:42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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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동영상을 편집하며 ‘이 장면을 조금만 더 길게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와 같은 아쉬움을 겪는 일이 줄어들 것 같다. 사진 편집 프로그램 ‘포토샵’으로 유명한 미국 어도비가 자사 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인 ‘프리미어 프로’에 인공지능(AI)으로 필요한 동영상을 짧게 생성해주는 기능을 새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MS)·구글 등 빅테크들이 앞다퉈 동영상 생성 AI 기술을 공개했지만, 실제 소프트웨어에 이 같은 기능이 공개적으로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도비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연례 제품 콘퍼런스 ‘어도비 맥스 2024′에서 자사 동영상 생성 AI ‘파이어 플라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AI 기능들을 공개했다.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비디오의 빈 부분을 자동으로 채워주는 ‘생성형 확장(Generative Extend)’ 기능이다. 영상 촬영분 중 부족한 부분을 최대 2초간 자연스럽게 생성해주는 것이다. 어도비 측은 “추가 촬영을 해야 하는 수고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영상 제작자들이 가장 많이 요청했던 기술”이라고 했다. “각종 빅테크가 동영상 생성 AI를 ‘맛보기용’으로 선보이는 가운데, 이미지·동영상 편집 소프트웨어 강자인 어도비가 창작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선수를 치고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격렬해지는 동영상 AI 경쟁
동영상 생성 AI 기술은 일반 텍스트나 이미지 생성보다 훨씬 어렵고 까다롭다. 한두 줄의 명령어로 영상을 완성해야 하는데, 사용자가 설명하지 않은 부분까지 AI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야 한다. AI의 창작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날 어도비는 ‘마그마 속에서 기어다니는 아기 용’이라는 명령어를 통해 생성된 4초짜리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가장 앞서 동영상 생성 AI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은 오픈AI다. 지난 2월 대형 스튜디오가 수개월에 걸쳐 만들어 내는 콘텐츠에 버금가는 영상을 만들어내는 ‘소라’를 공개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오픈AI는 ‘잠깐 간식을 먹는 시간’이면 된다고 홍보했다. 두 달 뒤인 지난 4월에 MS가 ‘바사-1′, 5월 구글이 ‘비오’를 잇따라 공개했다. 모두 간단한 명령어 한 줄이면 진짜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수준 높은 수초짜리 영상을 뚝딱 만들어준다. 지난 9월 메타도 ‘무비 젠’이라는 동영상 AI를 공개하며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딥페이크’ 조장 우려도
빅테크 기업들은 ‘생성형 AI가 사람에게 무궁무진한 창작력을 줄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전문 촬영 지식이 없어도 아이디어만 있으면 AI가 머릿속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것이 현실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동영상 생성이 사실상 ‘딥페이크(AI를 활용한 진짜 같은 가짜 콘텐츠)’와 크게 다를 게 없어 악용 소지가 많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메타는 ‘무비 젠’을 공개하며 사람의 사진을 활용해 동영상을 만드는 기술을 선보였다. 메타가 공개한 AI의 작품 중에선 한 동양인 여성의 사진을 입력하고, “여성이 호박밭 위에 앉아 스카프를 두르고, 컵을 들고 있다’는 명령어로 만들어낸 10초짜리 영상이 있다. AI는 사진 속 여성의 얼굴과 체형을 그대로 재현해 내고, 그가 진짜로 호박밭에서 차를 마시는 듯한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인터넷에선 “모르는 사람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내 사진을 도용해 하지도 않은 일을 하는 것처럼 꾸며낸 영상을 만들어 내면 어떡하냐”는 우려가 쏟아졌다. 빅테크도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어도비는 이날 “AI 학습에는 어도비가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콘텐츠를 사용해 안전하고, 악용 방지를 위해 어린이나 공인이 등장하는 영상을 제작하지 못하게 했다”고 했다. 소셜미디어들은 미 대선을 앞두고 AI가 만든 이미지·영상에 꼬리표를 다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그럼에도 무심코 잘 만들어진 영상에 속아 넘어가는 시청자들이 많다”며 “동영상 생성 AI에 대한 합리적 규제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온라인에서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기 어려운 영상이 넘쳐날 것”이라고 했다(조선일보, 2024.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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