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앞세운 테크기업, 헬스케어로 영토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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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11-02 07:1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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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기업 ‘리커션’에 5000만달러(약 637억원)를 투자한다고 최근 밝혔다. 리커션은 엔비디아의 클라우드(가상 서버)를 활용해 2만3000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생물·화학 데이터를 AI 모델에 학습시키고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할 계획이다. 엔비디아가 올해 초 출시한 생성형 AI 클라우드 서비스인 ‘바이오네모(BioNeMo)’는 신약 개발에 특화돼 있다. 리커션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깁슨은 “지금까지 공개된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신약 개발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국내외 테크 기업들이 신약 개발부터 진단, 의료 데이터 관리 등 헬스케어 전반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헬스케어 산업은 급성장하고 있지만 기술 개발에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수십만 신약 후보 물질 중에서 가장 적합한 물질을 가리거나 방대한 환자의 의료 데이터를 처리, 분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챗GPT 등 AI 기술 발전으로 데이터 처리 속도와 활용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지자 테크 기업들의 헬스케어 진출 속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헬스케어 분야에서 생성형 AI 시장 규모는 2022년 10억7000만달러(약 1조3600억원)에서 2032년 217억4000만달러로 20배 가까이로 급증할 전망이다.
◇생성형 AI 속속 의료 현장으로
테크 기업들이 개발한 생성형 AI는 이미 의료 현장에 도입되고 있다. 구글이 자사 AI 바드를 기반으로 만든 ‘메드-팜2′와 오픈AI의 최신 모델 GPT-4는 미국 의사 면허 시험에서 각각 85%와 90% 정답률을 보이며 전문가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메드-팜2는 지난 4월부터 미국 메이요 클리닉 등 병원에서 시험 적용되고 있다. 메드-팜2는 의학적 질문에 답을 생성하고 문서를 요약하거나 건강 데이터를 정리하는 데 활용된다. 오픈AI 투자자이자 파트너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4월 건강 소프트웨어 회사인 에픽과 챗GPT를 사용해 환자들에게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는 챗봇을 구축했다. 미국 내 일부 의료 기관도 챗GPT-4를 진료에 사용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AI가 의료계 종사자들의 업무 부담을 덜어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애플은 애플워치를 통해 사용자들의 심전도, 심박수 등 건강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애플은 ‘쿼츠(Quartz)’라는 AI 건강 코치 기능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가 운동, 수면, 식습관 개선을 사용자에게 맞춤형으로 제안하는 식이다. 감정을 추적하는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건강관리 돕는 전자 기기
국내 기업들도 AI 기술을 무기로 헬스케어 산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네이버는 AI가 온라인으로 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진료 사항을 의료 용어로 자동 변환, 기록하는 서비스인 ‘스마트 서베이’를 개발했다. 스마트 서베이는 네이버 제2사옥에 있는 부속 의원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노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건강 상태를 체크하는 AI ‘클로바 케어콜’은 전국 70여 곳 지자체에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는 “병원이나 지자체에서 의료, 복지 업무를 AI 기반으로 효율화할 수 있다”고 했다.
기존 전자 기기들도 건강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과 AI 기반 차세대 스마트 가전을 개발하고 있다. 에이슬립은 AI 기술로 수면 중 숨소리를 통해 수면 단계를 진단하는 기업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 스피커 등 마이크가 설치된 기기만 있으면 어떤 환경에서든 수면 단계를 측정할 수 있다”고 했다.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에 탑재된 ‘바이오엑티브센서’는 혈압, 심전도뿐 아니라 수면 사이클과 수면 깊이까지 분석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수면 코칭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 기능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받았다(조선일보, 2023.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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