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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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8-31 21:07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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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경쟁력은 가격과 비용의 차이에 있지 않다. 데이터 수집과 분석력이 경쟁력을 결정한다.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데이터 추출과 분석을 위한 고정자본에 투자를 강화하는 이유다. 기존 제조업과 차별화되는 플랫폼 기업의 경쟁우위 원천은 그 어느 때보다 독점을 강하게 지향하도록 만든다. 하지만 플랫폼 중심의 자본주의 사회가 펼쳐지더라도 경쟁을 피해갈 수는 없다.
플랫폼 독점과 경쟁
플랫폼 기업의 독점화 경향의 출발점은 네트워크 효과다. 더 많은 이용자는 더 많은 상호작용으로 이어져 플랫폼 자체의 가치가 커진다. 그리고 가치의 성장은 복수의 네트워크 효과가 결합된다는 점에서 기하급수적이다. 우버는 운전자의 증가에서 네트워크 효과를 얻지만, 승객이 늘어나도 우버 플랫폼의 가치는 상승한다. 게다가 디지털 경제 시대에는 네트워크 효과로 초기의 우위를 선점할 경우 그 지위가 지속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남들보다 먼저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은 경쟁자가 수집하지 못한 데이터를 확보했음을 의미하고, 네트워크 효과와 결합되면 더 많은 활동이 더 많은 데이터와 더 높은 가치 창출로 이어져 플랫폼의 예측력이 높아지고 경쟁우위가 더욱 강화된다. 마지막으로 플랫폼은 상품과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해 경쟁자를 물리친다. 안드로이드 전용 앱, 페이스북 전용 서비스가 그것이다. 이러한 수단으로 플랫폼 기업은 독점기업이 된다. 미국에서 페이스북과 구글이 온라인 광고수익의 75%를 점유하고, 페이스북, 구글, 알리바바가 전 세계 디지털 광고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는 사실이 이러한 현상을 대변한다. 이러한 플랫폼의 등장은 기존 산업의 독점구조를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서 스스로가 독점기업으로 변신한다. 하지만 플랫폼 기업의 독점은 일시적이다. 거대 금융기관과 통화정책은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등장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플랫폼 기업 간 경쟁
기존 플랫폼 기업과 새로운 기업 간의 경쟁은 몇 가지 경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데이터 확보의 강화가 대표적이다. 경쟁력과 수익성의 원천이 데이터인 플랫폼 기업은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데이터 확보 능력을 강화한다. 또한 플랫폼 기업은 게이트키퍼로서의 역할도 강화한다. 적당한 길목을 확보해 이용자가 다른 플랫폼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우버는 구글맵 대신 자체 지도를 활용하려 하고, 애플과 페이스북은 자체 지불시스템을 개발한다. 모두 데이터가 발생하는 기초 지점을 점유해 다른 플랫폼과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고 독점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이런저런 방법으로도 경쟁우위의 확보가 쉽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플랫폼을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전략을 펼친다. 애플이 대표적이다. 애플은 제품과 서비스 사이에 의존도를 높이는 동시에 대체재를 허용하지 않는다. 우버 역시 폐쇄적 속성이 나타난다. 많은 기사들이 우버 서비스에 가입하면 택시 수요는 점차 줄어들고, 생존을 위해 택시기사들은 우버에 가입할 것이다. 승객들도 마찬가지다. 우버의 확장으로 택시를 잡기 어려워지면 우버 플랫폼을 활용해 택시를 호출해야 한다. 플랫폼 간의 경쟁으로 폐쇄전략이 출현하게 되면 많은 생태계가 플랫폼 안에 가둬지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시점
많은 플랫폼 기업이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해 이윤보다 성장이라는 모델을 취하지만, 수익성 없는 기업 간의 경쟁은 파산과 심각한 손실을 경험할 뿐이다. 결국 수익이 낮은 서비스는 사업을 철수하거나, 비용을 줄이고 가격을 올리는 방식이 될 것이다. 거의 무료에 가까운 가격에 누리던 많은 서비스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유료의 고급 서비스가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플랫폼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던 이유가 광고수입에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플랫폼 기업 간 경쟁은 플랫폼 서비스의 유료화는 물론 플랫폼 기업들이 하던 다양한 사치성 투자의 위축으로 이어져 플랫폼 기업 전반의 서비스가 핵심역량 위주로 재편될 수 있다. 플랫폼에 내재된 독점모델이 훨씬 더 전통적인 사업모델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플랫폼은 사회 전반의 디지털 인프라 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는 플랫폼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다. 규제와 입법을 통한 플랫폼 통제도 중요하지만, 디지털 전환 시대에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플랫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해야 할 것이다(한국경제신문, 2020.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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