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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강국' 핀란드처럼…규제 확 풀어 기업성장판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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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1-0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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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지도층의 선진국 제언

장기 경기침체 겪은 핀란드
의료정보 활용 규제 확 풀며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육성

한국서도 규제만 풀어주면
급성장할 수 있는 영역 많아

강성노조도 기업혁신 걸림돌

 

핀란드는 2010년 이후 한동안 경기 침체기를 겪었다. 연간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2012년부터 4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핀란드 대표 기업 노키아가 경영난에 휴대전화 사업을 정리한 시기도 이때다. 핀란드 정부는 위기 극복의 해법으로 미래 산업 육성을 택했다. 가장 먼저 주목한 산업은 '디지털 헬스케어'였다. 노키아가 쌓아온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북유럽의 공공보건의료 체계를 활용한다는 구상이었다. 정부 규제도 발 빠르게 풀었다. 민간기업의 의료 정보 수집·활용을 허용하는 '바이오뱅크법'을 제정하고 국민 건강 데이터를 공공 목적으로 활용하도록 법도 만들었다. 기업들은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개발했다.

 

화이자·바이엘 등 세계적인 기업은 물론이고 관련 스타트업도 핀란드로 몰렸다. 그 결과 핀란드는 '헬스케어 강국'이자 '스타트업 허브'가 됐다. 핀란드 사례에서 보듯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자율성과 창의력을 제한하고 있는 각종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정부 주도의 기업 정책보다 규제 완화를 통해 기업들의 '혁신 DNA'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매일경제신문은 국내 오피니언리더 20명을 대상으로 '대한민국 일류 국가의 길'이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현 정부의 기업 정책에 대한 평가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국의 견제와 후발국의 추격을 이겨내고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전원은 한목소리로 '규제 완화'라고 답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규제 개혁은 비용 부담 없이 기업 혁신을 촉진하고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유용한 정책 수단"이라며 "이를 통해 기업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은 민간의 창조적인 아이디어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지금까지의 정부와 국가 주도로 이뤄진 기업 및 규제 정책은 지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고정적인 사고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에는 속도가 느리다" "민간기업이 마음껏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핀란드와 달리 국내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각종 규제에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례로 원격 의료는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회가 감염병예방법을 개정해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원격의료 분야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엿보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의료 데이터 활용 사업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점에서 정해진 답이 없다" "상황에 맞게 스스로 답을 찾아 주체적으로 실천하게 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업을 옥죄고 채근하는 옛 방식보다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을 유도해야 한다" "앞으로는 글로벌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규제가 옳은 건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들의 기술력과 인적 자원 등을 고려할 때 규제만 풀어줘도 4차 산업혁명 시장을 선도할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동근 한국경영자총협회 상근부회장은 "선진국의 공통점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DNA를 갖고 있다는 점"이라며 "우리에게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이끌어낸 DNA가 내재돼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업 성장을 가로막는 최대 요인으로는 노동 정책을 꼽았다.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52시간 근무제 도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약화되는 현 정부의 노동 정책은 기업 활동을 활성화하는 방향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특히 강성 '귀족노조'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강성 귀족노조 폐해에 관해 "해외 사업장에 대한 차별적인 대우를 요구하거나 자녀를 입사시키는 식의 특혜를 달라고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된 노동시장 문제를 꼬집는 의견도 많았다. 이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과잉 보호된 대기업 강성 노조와 과소 보호된 중소기업의 근로자 간 격차가 크다는 점은 문제"라며 "이를 해결하려면 청년들이 중소기업에 가서도 대기업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게 대기업의 벤처·스타트업 인수를 수월하게 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매일경제, 2022.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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