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포티' CEO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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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1-03 11:00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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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이 올해 창간 40주년을 맞아 중소기업·스타트업계 '영포티'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영포티'란 '젊다(Young)'와 '40대(Forty)'의 합성어로 젊은 감각을 가진 40대를 일컫는다. 1990년대를 풍미했던 X세대를 칭하면서 비롯됐다. 최근에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와 기성세대 사이에서 세대 갈등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세대이기도 하다.
◆참석자(가나다순)
△고재간 램쉽 대표
△김상현 꾸내컴퍼니 대표
△이효진 8퍼센트 대표
△정한섭 트윔 대표
△지성원 비트코퍼레이션 대표
△사회=이호준 전자신문 전자모빌리티부장
◆첫 번째 키워드 : 창업
◇사회(이호준 전자신문 전자모빌리티부장)=간단한 소개와 함께 창업 계기를 설명해달라.
◇정한섭(트윔 대표)=트윔은 AI 검사기기를 만드는 업체다. 2010년 1월 창업해 12년이
됐다. 2021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2005년 대학교 창업동아리로
첫 창업 후 어느덧 40대가 됐다. 어떻게 하면 젊은 직원들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기다.
◇김상현(꾸내컴퍼니 대표)=온라인 양방향 홈트레이닝 플랫폼 '리트니스'를 운영한다. 2019년 말 창업해 만 2년이 된 회사다. 기존 홈트레이닝이 영상을 보고 따라하는 일방향
트레이닝이라면 리트니스는 라이브 영상에 맞춰 홈트레이닝하는 서비스다. 창업 전에는 삼성전자에서 10여년간 근무했다. 종합기술원이라는 연구조직에서 근무하다가 상품기획
분야로 이동해 운동하는 사용자를 위한 무선이어폰 제품을 개발한 경험이 창업 아이디어로 연결됐다. 삼성전자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씨랩 아웃사이드 지원을 받았다.
◇이효진(8퍼센트 대표)=8퍼센트는 온라인에서 대출과 투자를 연결하는 금융 서비스다. 8퍼센트는
중금리를 상징하는 말이다. 처음 서비스 기획 때만 해도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비즈니스모델이었다. 2014년 창업해 8년차다. 창업
전에는 8년 동안 시중은행에서 은행원으로 근무했다. 퇴직
두 달 후 중금리 대출이라는 아이템에 꽂혀 창업했다.
◇지성원(비트코퍼레이션 대표)=2020년 10월 모기업 다날에서 스핀오프해서 설립된 지 1년가량 지났다. 과거 달콤커피 창립멤버로 시작해 대표이사가 됐다. 모기업이 IT 기업이다 보니 오프라인 비즈니스를 온라인 플랫폼화하는데
갈증이 있었고 많은 고민 끝에 '비트'라는 무인카페 비즈니스모델로
발전시켰다. 3년 정도 사업을 성숙시킨 후 스핀오프했다.
◇고재간(램쉽 대표)=램쉽은 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다. 2021년 3월 창업해 오늘 참석자 중에서는 가장 업력이 짧다. 국내 팹리스 업체 티엘아이에서 20년 근무하며 반도체 설계 분야에 종사하다가 뜻이 맞는 사람들과 설계 회사를 세웠다.
◇사회=창업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을 것 같다. 회사를 창업, 운영하는데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고재간=많은 준비를 하고 나와서 창업 자체는 큰
고비는 없었다. 다만 공동 창업자들 간에 역할 분배,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부터 시작해 하나부터 열까지 모르는 걸 배워야했다. 특히 어려운 점은 직원 채용이다. 인력 품귀 현상에 더해 신생 회사다보니 좋은 인력을 채용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지성원=푸드테크 산업군에 속해있지만 식음료(F&B)가 기반이다 보니 이 분야 엔지니어를 뽑는 것이 어렵다.
F&B와 정보기술(IT)이 융합된 산업이어서 조직 간 이해도 다르고 이를 융화하는
일도 여전히 힘들다.
◇이효진=은행에서 안정된 삶을 박차고 나와 창업한다고
하니 주변 반대가 심했다. 창업에 있어 어려운 점은 비슷할 것으로 본다. 사람 문제와 돈 문제 거의 두 가지다. 8퍼센트는 규제나 제도 측면에서도
어려움이 많았다. 금융업 자체가 규제 산업인데다가 아예 없던 비즈니스 모델로 시작하다보니 불법이냐 아니냐부터
논란이 많았다. 2021년 국회에서 관련 법이 통과하면서 제도가 만들어졌다는 점이 의미 있다. 시장 수요에 의해 자연적으로 태어난 비즈니스 모델이 제도권으로 들어가는 경험을 하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정한섭=업력이
12년 정도 되다보니 다른 단계 고민도 한다. 시대 흐름에 따라 아이템을 끊임없이 바꿔야한다는
부담이 있다. 스마트팩토리에 들어가는 공정 설비를 제어해주는 소프트웨어로 시작해 머신비전 검사기와 AI 융합 기술을 개발하다가 최근에는 빅데이터 융합도 한다. 라이프사이클이 빨리 바뀌다보니 따라가는 것이 벅찰 때가 있다. 상장
이후 공모자금이 들어오고 기업 이미지 좋아지면서 인력 채용도 유리해지고 좀 더 '옵션'이 많아지는 측면은 있다.
◆두 번째 키워드 : 40대
◇사회=40대라는 연령에 대해 얘기해보자. 우리나라에서 40대가 주는 무게감은 상당하다. 물리적 나이를 기준으로 소위 '아재'의 기준이 되는 나이다. 과거 본인이 바라봤던 40대와 지금 생각하는 40대는 어떤 차이가 있나.
◇이효진=세상이 빠르게 변하다보니 세대 간 문화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 여기저기 속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낀
세대'라는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로 '영포티' 세대는 스마트하고 혁신적인 부분이 있으면서도 15년 이상 직무 경력을 가진 세대로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인적자원이 아닌가 생각한다. 각 세대마다 다양한 범위 사람이 존재하지만 그 범위가 특히 넓은 것이 40대다.
◇김상현=삼성전자에서 같이 근무했던 또래 친구가
최근 임원인사에서 상무가 됐다. 벌써 내 또래가 대기업에서 '별'을 달 수 있는 시기가 됐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뭘 하고 있나 하는
반성과 더 많은 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공존한다. 어깨에 무거움도 느껴진다.
◇정한섭=만 28세에
창업하다보니 CEO로는 어리다면서 좋지 않게 보는 경향이 있었다. 최근에는 AI나 게임 같은 하이테크 분야에는 젊은 CEO들이 많지만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처럼 안정적인 생산이 중요한 기업간거래(B2B) 업종에서는 기본적으로 10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인정하는 분위기가 있다.
◇고재간=그동안 나이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고 살았는데 창업하고 나니 세대 간 소통을 신경써야 하는 세대가 됐다는 생각이 든다. 조직관리라는
목적이 있는 상태에서 세대 간 소통을 고민한다. 젊은 친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 고민이 적지 않다.
◇지성원=40대는 경험도 있고 혁신 마인드도 있는
세대다. 처음 대표가 된 것이 38살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30대 초반에 소위 더 '아재'스러웠던 것 같다. 나이가
많은 상태에서 대표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성세대 고정관념에 따라가려는 하고 어른스러워 보이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오히려 요새는 청바지를 입고 다닌다. MZ세대와 X세대가 크게 다를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40대는 '중후한 MZ세대'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 키워드 : 우리 사회에 바란다
◇사회=CEO로서 기업을 경영하면서 규제나 사회
인식 등에서 개선됐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지.
◇이효진=오늘의 주제가 '영포티'라 세대에 관한 의견을 낸다면 많은 기업이 실무자에게 권한을
위임해 혁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담당 실무자가 (사안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적합한 결정을 할 수 있다. 정부 기관 역시 20대부터 60대까지 공존하는 조직이다. 공무원도 현업에서 어떤 부분은 실무자 의견이 가장 중요하지만 의사 결정이 고정된 분위기가 느껴진다. 담당 실무자의 의견이 있더라도 윗사람 의중에 많은 영향을 받는 구조다. 민간보다
변화가 느리겠지만 MZ세대와 영포티에게 더욱 많은 권한을 준다면 우리나라도 혁신 문화가 자리잡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상현=창업 당시 만 39세였다. 청년을 대상으로 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이 많다. 청년 창업 지원은 만 39세를 기준으로 다양하다. 최근엔 만 40세 이상도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나오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윗세대를 위한 지원책이 많아지길 바란다.
◇정한섭=직원들이 가장 절실하게 해소되길 바라는
것이 '주거' 문제다. 미혼
직원에게 기숙사를 제공하지만 결혼 이후엔 대책이 없다. 중소기업 재직자의 주거 문제를 해소할 대출이나
지원책이 확대되길 바란다. 여성 경력 단절자에 대한 현실적인 지원책도 필요하다. 일을 잘하는 여성 직원이 많지만 육아 때문에 회사를 그만두는 이들이 많다. 사내
어린이집을 만들려고 했지만 본사 근처에 주유소가 있어 불가능했다. 개별 기업이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 잘하는 여성 직원들이 이탈할 수밖에 없는 것이 매우 안타까운 부분이다.
◇고재간=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젊은 직원들이 접근하려고
해도 정보가 부족해 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정부가 나서 보증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업에 대한 옥석을
가려주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할 수만 있어도 도움이 된다.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선 드라마를
만든다거나 사회 문화적으로 접근하는 방식도 좋을 것 같다.
◇지성원=스타트업은 직원 이탈 후유증이 상대적으로
크다. 개발자 1명만 퇴사해도 3~4개월간 해당 프로젝트에 손도 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가령 '스타트업 패스'를 만들어 직원들이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이
필요하다. 창업 지원도 중요하지만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순간도 중요하다. 창업 이후 안정기에 들어가기까지 죽음의 문턱을 넘는다는 말도 있다. 이
시기에 많은 회사들이 무너지는데 이를 위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사회=전자신문은 올해 창간 40주년을 맞고, 앞으로 40년을
위한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각자 몸담고 있는 기업의 미래 모습을 그려본다면.
◇고재간=한 친구가 미국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들려준 적이 있다. 창업주가 고령인데 매일 출근하고 개인 공간에서 실험과 개발을 한다는 얘기였다. 이러한 모습이 나이를 잊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40년 후에도 출근할
수 있는 회사로 남아있고, 출근한 직원이 불편해하지 않는 회사가 되길 바란다.
◇지성원=푸드테크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40년 후에는 K-푸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푸드테크 기업이 돼 있지
않을까. 나 역시도 중후한 MZ세대 일원으로 함께 하면 좋겠다.
◇정한섭=왜 공무원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할까. 사기업은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어서다. 회사가 망하더라도 사람이
망하지 않으면 된다. 직원들에게 3년 동안 기술을 배우면 30년을 먹고 살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곤 한다. 회사가 엔지니어 양성소라고
생각해서다. 이러한 형태로 회사가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직원들에게
기회를 주고 기술을 익히고 회사와 양립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
◇김성현=건강한 삶이 중요하다. 회사의 비전이 '건강전문가의 접근성을 높여 사람을 더 건강하게 만들자'다. 건강전문가들이 다수의 사람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요즘 주변에 90대가 많고 앞으로는 더욱 많아질 거라
생각한다. 건강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떨어진다. 많은 이들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라 회사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효진=금리절벽 문제가 너무 심각해 합리적 금융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창업했다. 미래에도 더 나은 머니솔루션에 대한 요구가 있을 것이다. 금융업을 선택한 이유도 가장 오래된 산업이지만 계속 변화하고 있고 자금 흐름에 대한 요구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많은 이들이 삶의 중요한 기회를 돈 때문에 놓치지 않도록 더욱 좋은 머니솔루션을 제공하는 일을 40년 후에도 하길 원한다(전자신문,
2022.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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