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때밀이에서 8천억원대 그룹회장으로 성장-성호그룹 손명익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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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8-21 18:16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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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명익(48) 성호그룹 회장은 맨주먹에서 시작해 현재 16개 계열사에서 총 매출액 8000억원의 중견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그의 기업가적 열정은 여전히 활화산처럼 타오른다.
가난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나 목욕탕 때밀이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손 회장은 지금까지 잠을 4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 한창 때는 2시간만 자고도 일을 했다. 가진 게 없었던 만큼 부지런히 몸을 움직였다. 경주 본사나 서울사무소에는 화장실이 없다. 밖에 나가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서다. 대신 승용차로 이동 중에 업무를 보고 잠깐 눈도 붙인다.
“스무 살 때 첫 직업은 목욕탕 때밀이였다. 4년간 번 돈을 가지고 무슨 사업을 할까 고민하다가 주변의 조언을 들어 결정한 것이 고물상이었다. 60만원을 주고 1t짜리 중고트럭을 샀다. 부산, 영덕, 울진 등으로 다니며 건설현장에서 부스러기 철 조각을 줍거나 공장에서 폐기계를 가져와서 그걸 다시 도매상에 팔았다.”
가진 것이라곤 몸밖에 없었다. 다행히 당시에는 전국 100만호 건설 붐이 일던 때였다. 여기에 1995년 쓰레기 종량제가 실시 되면서 돈을 주고 쓰레기를 버리는 세상이 됐다. 고철의 가치가 높아진 것이다.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남들은 오전에 한번 수집하고 말 것을, 그는 하루 2~3번을 뛰었다. 목욕탕 때밀이 시절 청소하느라 새벽 4시 반에 일어난 습관이 큰 역할을 했다.
1년 만인 1995년 크레인이 달린 5t짜리 트럭을 구입했다. 버는 액수가 달라졌다. 영업이라는 것도 배웠다. “현장의 쓰레기 만으로는 부족했다. 돈을 버는 사람들은 아예 공장과 계약하고 거기서 남은 자재 조각이나 폐기기를 가져와 큰 덩어리로 일하더라. 만나고, 밥 먹고, 청소해주고, 그런 식으로 계약을 따냈다.”
2002년 회사명을 성호 기업으로 바꿨다. 철 스크랩 사업에 체계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수집만 아니라 중간상인들이 모은 철 스크랩도 구매한 뒤 재가공해 제강사들에게 팔았다. 2004년 대한제강에 철 스크랩을 납품하면서 회사가 급성장했다. “월 2000t의 생철을 중심으로 판매하던 작은 철 스크랩 업체는 월 1만~3만 t으로 판매량이 늘어났다. 한달에 10만 t을 찍은 적도 있었다. 이를 위해 업계 최대인 1800t급 길로틴 시어는 월 1만~3만 t으로 판매량이 늘어났다. 한 달에 10만t을 찍은 적도 있었다. 이를 위해 업계 최대인 1800t급 길로틴 시어(철 스크랩을 자르는 장비)를 비롯해 생철, 분철, 주룰분철 압축기, 생철선별기, 암롤시스템 등 고가 장비도 구축했다.” 후발주자였지만 단숨에 철 스크랩 시장을 평정했다. 2011년에는 국내 최초로 철 스크랩 분야 KS(한국산업규격) 인증을 받았다.
성호그룹으로 성장하다
회사를 키우는 재미가 쏠쏠했다. 관련사업 분야를 꾸준히 확장했다. 자동차부품가공업에 진출하고자 2004년 성호정공을 설립했고, 2006년 1월 철강재 유통업을 위해 성호스틸을, 3월에는 성호건설을 설립했다. 성호기업으로 출발한 회사가 그룹의 형태를 갖춰가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이어 2009년 성호금속 영천공장(주조), 2011년 성호금속 경주공장(플랜트 제작), 2012년 성호금속 경주2공장(주조제작)등을 설립했다. 2013년에는 리조트 사업도 시작했다.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대부분의 계열사 및 공장들이 경주(천북산업단지)에 몰려 있다는 사실이다. 성호기업, 성호금속, 성호정공 등은 5분 거리에 있다. 성호건설, 성호리조트, 성호스틸 등 방계회사 역시 모두 경주에 있다. “10년 사이 천북산업단지가 성호타운이 되었다. 단지 내 계열사를 모으면 물류와 관리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스크랩은 경주에서 하는데, 주조는 창원, 울산 같은 곳에서 한다면 상당한 금액이 물류비로 빠져나갔을 것이다. 우리가 한 달에 주조공장에서 자체 소비하는 스크랩만 6000t이다.” 이 또한 손 회장의 번뜩이는 아이디에서 나왔다.
모기업인 성호기업의 사업 영역도 넓혔다. 대표적인 것이 2008년 출범시킨 쇼트볼(강재 연마재) 사업이다. 여기에는 손 회장의 뚝심이 작용했다. “당시 성호기업이 크게 성장하던 시기여서 철 스크랩에 집중해야 한다는 반대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철 스크랩만을 단순 수집, 가공만 하게 될 경우 반드시 한계가 올 것으로 판단했다. 직접 철 스크랩을 이용한 제조가 필요했다.” 판단은 옳았다. 쇼트볼 사업은 이듬해부터 흑자를 냈고, 2015년에는 업계 1등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다. 쇼트볼 사업은 성호기업에 효자 구실을 하고 있다. 철 스크랩보다 벌어들이는 수익이 월등하다. “사실 지난 수 년간 철 스크랩 시장은 위축되고 있다. 가격은 계속 하락하고 제강사들의 수요는 줄어 수급도 안 맞는다. 철 스크랩 업체로서는 탈출구를 찾아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성호기업은 선제적으로 대응한 셈이다.”
미래의 성호는 종합 자원 리사이클립 그룹
성호그룹의 회사 유니폼이나 사무실 곳곳에는 ‘IRecycling’이 적혀 있다. 이 슬로건은 성호그룹의 미래를 단적으로 표현해준다. 종합 자원 리사이클링 그룹으로 도약이 바로 그것이다. 그 중심이 되는 성호기업은 현재 리사이클링 사업부, 환경사업부, 쇼트볼사업부 등 3개 사업부로 운영되고 있다. 리사이클링사업부는 2015년 철 스크랩사업부에서 명칭이 바뀌었다. 기존 철 스크랩 영업뿐 아니라 폐지, STS 스크랩, 알루미늄스크랩까지 영역을 넓혔다. 같은 해 설립된 환경사업부는 생활환경 및 공장에서 발생되는 일반 생활폐기물과 재활용폐기물을 수집가공한다. 음식물 등 생활폐기물은 고형연료로 가공해 발전원료로 공급하고 있다. 폐기물 수집, 가공의 영역을 철 스크랩에서 탈피, 쓰레기 전반으로 확대한 것이다.
2016년에는 서울 강남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건설 분야의 자원 리사이클링을 위한 영업력 증대를 위해서다. 더불어 시공기술 강화도 꾀했다. 철근콘크리트 시공을 전문으로 하는 성호SC와 소방기계설비 전문업체인 성호S&DY를 설립했다. 이로써 성호는 건설 분야에서 자원 순환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성호기업이 건축물 철거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수집해 주조사업부(성호금속) 및 철강사업부(성호스틸)에서 이를 재가공하고, 성호건설, 성호 SC, 성호S&DY 등으로 구성된 건설사업부가 가공된 자재를 활용해 새로운 건축물을 짓는 시스템이다. 성호그룹은 시행사인 성호엔지니어링도 보유하고 있다. “철거에서 신축까지 같은 그룹이 일관으로 수행하니 건물주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이 잇다. 아직 수도권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수주는 힘들겠지만, 소규모 가로정비주택사업이나 현 정부가 중심적으로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 등에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나아가 성호그룹은 플랜트 분야의 자원 리사이클링도 모색하고 있다. 플랜트사업부의 발전설비 건설 능력을 바탕으로 바이오에너지 발전플랜트 건설을 추진하는 한편 친환경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건립도 검토 중에 있다. 손 회장은 “내년이면 창업 30주년 맞는 성호그룹의 비전은 리사이클링에 있다. 우리에게 ‘님비’가 기회다. 과거의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기본과 자본을 바탕으로 제대로 사업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다. 재활용기술이 올라가야 재활용률도 오른다”고 강조했다.
일에 대한 열정, 하고자 하는 의지
성호그룹의 전체 직원은 공장을 포함해 1000명 안팎이다. 직원을 뽑을 때 학력을 따지지 않는게 손 회장의 철칙이다. “일에 대한 열정과 욕심, 하고자 하는 의지가 먼저다. 학력이 좋은 사람을 뽑은 적도 있지만 오래 버티지는 못하더라.” 이는 자신이 몸소 경험한 바다. 때문에 인사도 파격적이다. 계열사 중 철강, 건설, 리조트 부문은 초창기 경리를 보던 여직원들이 대표를 맡고 잇다. 계약직 운전기사로 일했던 직원은 지금 영업을 총괄하는 부장이 되어 있다.
“고물상을 처음 시작할 때 종합 자원 리사이클링이라는 원대한 꿈은 생각지도 못했다. 하루하루 죽도록 뛰다 보니 점점 더 욕심이 낫고 여기까지 이르게 됐다”는 손 회장은 “요즘 젊은이들은 편한 것만 찾는 느낌이다. 안정된 직장, 높은 연봉만 쫓을 게 아니라 일단 몸으로 부딪혀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상 최고의 청년실업률 시대에 ‘흙수저’ 출신의 성공한 기업가가 전하는 조언이다 (http:// www.cnews.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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