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간편식 상품 빠르게 내놓기 위해 전국 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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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8-02 01:25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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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유통 업체 GS리테일의 냉장·냉동간편식팀 직원(10명)은 한 해에 60일
지방 출장을 다닌다. 이 팀의 임무는 경쟁사보다 먼저 지역 맛집 찾아내기다. 일단 맛집인 게 확인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식당 주인과 협상해
대표 메뉴를 간편식으로 출시하기 위한 계약을 맺고, 레시피(요리법)를 전수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 부산 기장, 전남 해남 같은 남부 해안가는 물론 제주도, 울릉도 같은 섬까지
가리지 않고 돌아다닌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간편식팀에
배치되고 나서 체중이 10kg 이상 불지 않으면 제대로 일 안 한 것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많이
다니고 많이 먹어야 한다”고 했다.
식자재·급식 기업 현대그린푸드 신상품개발팀 직원 6명도 ‘숨은 맛집을 찾아라’라는
미션이 떨어질 때마다 전국으로 흩어져 현지에서 살다시피 한다. 맛집 발굴이 끝이 아니다. 간편식으로 출시하려면 대량생산을 위한 재료 공급처까지 확보해야 한다. 지난해
한 팀원은 전남 담양의 ‘대나무잎 국수’ 재료인 분죽(어린 죽순)을 대량 구매할 수 있는 곳을 찾기 위해 담양군 내 전통
시장을 훑고 다녀야 했다. 상인들이 1년 중 3주만 수확할 수 있는 귀한 분죽을 외지인에게 잘 팔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팀원은 안면을 트고 무작정 냉동고 앞에서 버티고 서 읍소하고 나서야 겨우 분죽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식품 업계에서 맛집 레시피, 이른바 음식 IP(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2~3년 사이 간편식 시장이
대폭 성장하면서, 경쟁사와 차별화된 레시피를 활용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 전담 팀을 꾸려 전국을 훑고
있는 것이다. 농심과 오뚜기 같은 식품 제조 기업은 물론, 현대그린푸드·CJ프레시웨이 등 식자재·급식 업체에 편의점과 대형 마트, 컬리 같은 이커머스 업체도 맛집과 손을 잡고 간편식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업계에선 “영상 콘텐츠 기업이 인기 소설이나 웹툰의 지식재산권(IP)을 입도선매하는
것처럼 식품 기업들도 대박 가능성이 있는 ‘음식 IP’를
긁어모으는 것”이란 말이 나온다(조선일보, 2023.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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