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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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08-04 05:41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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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버티면 ‘복리의 마법’… 쉰 이후에 富의 99% 쌓은 버핏
모건 하우절 지음|이지연 옮김|인플루엔셜|396쪽|1만9800원
“주변 사람들이 모두 미쳐갈 때 평범한 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천재다.”
나폴레옹은 천재를 이렇게 정의했다. 8일 코스피는
3100선을 돌파했고, 미국 다우존스는 3만1000, 나스닥은 1만3000을
돌파(7일 현지 시각)하며 각각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시점에서 차익 실현을 해야 한다는 사람, 지금이라도 주식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는 엇갈린 조언이 나온다. 실물경기와 주식시장이 따로 노는 ‘미친 장세’에서 평범한 행동이란 무엇일까.
저자 모건 하우절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10년 넘게 금융과 투자 칼럼을 썼던 저널리스트 출신
벤처캐피털 투자자다. 그가 2018년 연재했을 당시 누적
조회수가 100만건을 넘겼던 투자 관련 글을 묶어 책으로 냈다. 미국에서
아마존 투자 분야 베스트셀러 1위, 2020 아마존 최고의
금융 도서로 꼽혔다. 그의 조언을 추리면 “인덱스 펀드에
매달 일정 금액을 투자하고, ‘빚투’는 금물이다. 주가 등락에도 흔들리지 말고 ‘닥치고 버텨라’”다. 그렇다면 꾸준한 투자만으로도
‘괜찮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버핏은 14번의 경기 침체를 버텼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투자자로 꼽히는 워런 버핏이 성공한 원인을 그는 이렇게 분석한다. 버핏은
투자 인생 동안 맞았던 14번의 경기 침체를 버텨냈고, 75년
이상 꾸준히 주식 투자를 계속해왔다. 저자는 “버핏은 (단기적) 손실에 흥분하지 않았고 패닉으로 주식을 팔지 않았다”며 “버핏이 ‘한’ 일이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흔히 주식 투자자들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이를 반박한다. 어디가 무릎이고 어깨고
발끝이고 머리끝인지는 판단할 수 없다는 것. 1900년부터 2019년까지 120년 동안 매달 1달러를 투자했다고 가정하자. 주식 시장이 역사대로 움직였다고 보면 가장 성공적인 투자법은 대공황,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와중에도 꾸준히 매달 1달러씩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원금 1428달러는 43만5551달러로 늘었다. 본전의 305배다. 그러나 경기 침체가 시작됐을 때 주식을 팔고, 1달러를 매달 저축하다가
경제 회복이 시작됨과 동시에 전액을 주식에 재투자하는 것을 반복한 경우에는 25만7836달러(181배)를
벌었다. 주식이 오르건 내리건 돈을 ‘굴리고’ 있는 게 도움이 된다는 근거다. 저자는 “버핏은 88세에 845억달러의
부를 일궜다. 그중 842억달러(99.6%)는 그가 50세 이후 번 돈”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지난 50년 동안 미국 주식시장에서 돈을 벌 확률은 하루 단타를 칠 때 50%,
20년 이상 투자할 때 100%였다”고 했다. 꾸준히 오래가면 된다는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볼 ‘빚투’는 피하라
주식 공부깨나 했다는 사람 입장에서 눈이 번쩍 뜨일 정보는 없다. 분산 투자와 장기 투자는
상식 아닌가. 그렇지만 현실에서 상식을 따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확천금이
어려울 줄 알면서도 ‘이번에는 다를 거야’라고 생각하며 덤빈다. ‘나는 발바닥에서 사서 머리끝에서 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 제목이 ‘돈의 심리학’인
이유가 거기 있다. 사람은 그런 마음가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사람은 이득보다 손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보유 주식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손절’을 하고 싶어진다. 역사적으로는
다르다. 사고팔수록 수익률은 떨어진다. 주가 변동에 따라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고파는 펀드매니저의 85%는 지난 10년
동안 미국 주가지수 S&P500의 평균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냈다. 심리적으로는 불안해도 단기 손실을 감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확천금을 생각하며 빚을 내 투자하기도 한다. 저자는 이를 러시안룰렛에 비유한다. 러시안룰렛은 총알을 맞을 확률보다 그렇지 않을 확률이 훨씬 높다. 그렇지만
아차 하면 목숨을 잃는다. 초창기 버핏과 함께 버크셔 해서웨이의 지분을 갖고 있던 릭 게린은 한때 성공한
투자자였다. 그렇지만 빚을 내 투자를 하다가 1970년대
하락장에서 70%의 손실을 보았고, 이 때문에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을 주당 40달러도 안 되는 돈을 받고 버핏에게 넘겨야 했다. 이제 ‘릭 게린’의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없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는 주가 변화를 따라 수익과 손실을 내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힌다. 남들 연간 수익률이 7%여도 5%씩 꾸준히 투자하면 ‘시간’이 그 차이를 벌충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고백한다. 대신 이 투자금에는
가급적 손을 대지 않고 살 수 있도록 현금 저축도 병행하고 있다.
이 책은 젊을 때 부자로 만들어 떵떵거리면서 살게 해주겠다는 2013년 책 ‘부의 추월차선’ 같은 솔깃한 주장을 펼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평범한 월급쟁이도 노후에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게 투자 ‘멘털’을 지키는 법을 알려준다.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건실하다 (한국경제, 2021.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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