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쿠팡 비켜, 우리 물건 우리가 판다” D2C 열풍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1-12-03 23:59관련링크
본문
을(乙)의 반란이 시작됐다. 아마존, 쿠팡 같은 막강한 온라인 플랫폼에 판매를 의존하던 기업들이 이들을 건너뛰고 자체 앱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직접 소비자와 연결하는 모델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이른바 D2C(Direct to Customer) 방식이다. 미국의 경우 D2C 시장 규모가 2017년 7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23조 7500억원이 돼 세 배 가까이로 커졌다.
◇D2C: ‘甲' 플랫폼에서 독립하는 乙
세계 최대 전자업체 삼성전자의 행보도 주목거리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5일 공개한 차세대 기업 자원 관리 시스템 ‘N-ERP’에 전에 없던 ‘온라인 직접 판매 현황 분석’ 기능을 추가했다. 자사 앱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스마트폰 같은 주요 제품을 판매하는 D2C 사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라고 삼성전자는 밝혔다. 최근 유통 업계에서도 “삼성전자가 이커머스 전문 인력을 스카우트하고 있다”는 소식이 돌았다. 경쟁자 애플이 자사 스토어를 통해 제품 30%를 판매하고,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판매가 급증한 상황에서 삼성도 D2C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D2C 모델의 최대 장점은 유통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도 소비자들의 취향과 소비 성향 같은 데이터를 직접 확보해 마케팅과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자사 앱 할인 마케팅으로 지출한 비용이 적지 않지만 앱 이용자 데이터가 많아지면 고객 성향에 맞춘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했다.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온 유통 플랫폼이 PB(자체 제작) 상품을 만들면서 제조 업체의 경쟁자로 떠오르는 상황도 기업들로 하여금 변화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도 유통 공룡 아마존이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PB 상품을 만든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제조 업체들이 탈(脫)아마존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플랫폼이 요구하는 판매 수수료나 입점 조건도 무시할 수 없다. 나이키가 지난해 매출 성장세에 비해 영업 이익이 더 크게 증가한 것도 온라인 플랫폼에 내야 하는 판매 수수료가 줄어든 덕분이다. LG생활건강은 쿠팡의 최저가 납품 요구에 아예 쿠팡에서 빠져나갔다.
◇C2M: 단가 낮추면서 재고도 줄여 윈-윈
D2C 모델은 기업이 직접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만들어내는 C2M(Customer to Manufacturer) 사업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제조사가 온라인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취향이나 구매 습관, 잠재 수요 등을 분석해 맞춤형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영국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스타트업’으로 꼽히는 가구사 메이드닷컴이다. 이 회사엔 디자이너가 없다. 외부 디자이너들이 이 회사에 가구 디자인을 제안하면, 회사가 온라인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소비자들이 선택하게 한다. 선택을 많이 받은 디자인은 중국, 베트남의 명품 가구 제작 공장에서 생산이 된다. 소비자는 원하는 제품을, 판매자는 더 큰 마진을, 생산자는 더 많은 일감을 챙길 수 있어 모두가 윈-윈이다 (조선일보, 2021. 5. 3).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