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깨뜨리는 혁신의 법칙-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 기업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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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정신은 기업단위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할 “자기 혁신의 과정”이다. 이러한 전제하에 본 협회에서는 기업가정신을 “목표로 하는 기회를 구체화하려는 모험과 도전정신 그리고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한다. 이러한 기업가 정신은 기업인 뿐만 아니라 개인과 조직에게도 적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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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를 깨뜨리는 혁신의 법칙-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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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2-03-03 08:33 조회7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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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주성을 설립한 황 회장은 당시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 장비를 세계화하는 데 성공했다. 1995년에는 반도체 D램 제조의 핵심인 커패시터 전용 증착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반도체 제조 장비에 들어가는 장비라 곤 나사 하나 못 만들던 한국이 핵심 제조 장비 생산국으로 발돋움한 쾌거는 곧 주성의 역사나 다름없다.

이후로도 주성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및 LED·OLED 제품의 전()공정 핵심 장비를 독자적으로 기술개발해 국산화해왔다. 현재 반도체 등 제조 장비 영역에서 주성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제품과 기술만 19, 특허는 무려 2900여 개가 넘는다. 그야말로 한국 장비산업 혁신의 요람이다.

주성을 창업하기 전 그의 이력 역시 알을 깨고 나오는 고난과 이를 뛰어넘은 혁신의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경상북도 고령 빈농 집안에서 6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황 회장은 상경을 결심한 아버지와 가족을 따라 초등학교 시절 서울에 적을 뒀다. 멍에처럼 짊어졌던 가난에서 벗어나겠다는 생각으로 공업고등학교 전자과에 입학했고, 졸업 후엔 울산에 있는 섬유 공장에 들어갔다. 고졸사원이라는 설움을 뼈저리게 느끼며 낙담하던 차에 공고 졸업자 대학 특례입학 기회를 살려 인하공업전문대학에 진학했다. 내친김에 인하대학 전자공학과에 편입하며 학력 차별이 주는 설움을 씻어냈다.

쌀밥 구경조차 어려웠던 빈농의 아들이 스스로의 깨달음과 노력 끝에 대졸 신입사원 딱지를 받은 건 1985년 들어서다. SK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하면서 반도체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됐다. 공고 시절 익힌 지식과 현장에서 얻은 실무 기술이 더해지자 곧 실력 있는 사원 소리를 들었다. 현대전자 입사 이듬해 스카우트 제안을 받고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으로 이직했다. 당시 경력은 그의 인생 역정에 또 다른 전기가 됐다. 1993 ASM는 느닷없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안정적인 삶에 만족하던 월급쟁이에게 닥친 위기는 외려 벤처창업가로 도전과 모험에 나서라는 독려처럼 들렸다.

 

탄탄한 기술력과 열정으로 무장한 뉴플레이어의 등장은 창업 초기부터 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 시장의 새 장을 열었다. 창업 3년 만에 개발해낸 반도체 증착장비는 당장 내수시장의 95%를 장악하며 벤처 신화를 써 내려갔다. 1997년 국내 기업 최초로 반도체 전()공정 장비 수출이라는 금자탑도 쌓았다. 1998년에는 세계 최초로 ALD 양산에 성공했으며, 1999년 들어선 IPO 최고가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핵심인 증착은 반도체가 원하는 전기적인 특성을 갖도록 분자·원자 단위의 물질을 얇은 박막 두께로 촘촘히 쌓아 올리는 과정이다. 증착 물질 결합 방식에 따라 화학적 증착(CVD), 원자층 증착(ALD)으로 나뉜다. 주성은 창업 5년 차인 1988년 세계 최초로 ALD 양산화에 성공했다. 이후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제조 장비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한국 장비업계를 대표하는 퍼스트무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개에 달하는 세계 최초 기술과 제품을 내놓기까지 황 회장이 단 한순간도 놓지 않은 화두는 바로 혁신이다. 창업 이후 현재(2021 3분기 기준)까지 R&D에 쏟아부은 금액만 11423억원(인프라 포함)에 달한다. 순수 R&D 비용으로 좁혀도 8000억원을 훌쩍 넘긴다. 매출 규모 3000억원대 중견기업이 투자한 금액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수치다. 황 회장은 2021 3분기 기준 매출의 15% 이상을 R&D에 투자했다. 이 모두가 30년을 오롯이 현장에서 깨우쳐온 그만의 혁신 철학 덕분이다.


황 회장은아무리 혁신에 성공해도 남보다 늦으면 더는 혁신이 아닌 모방에 불과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항상 프로세스에 투입되는 인력의 세분화·전문화를 최우선 순위에 두는 이유다. 황 회장은 업무, 즉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그 일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내리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며 또 다른 그만의 철학을 꺼냈다.

 

한국 경제는 패스트팔로어(Fast Follower) 전략이 극대화된 모델이다. 글로벌 선두 기업의 트렌드와 제품, 전략을 모방해 이를 더 값싸게 내놓으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1960년대 이후 매진한 공업화 정책은 정부의 지원과 몇몇 대기업이 주도한 모방경제를 통해 선진국의 문턱을 넘을 수 있게 해줬다. 황 회장은우리 경제에서 패스트팔로어의 효용가치가 사라진 지 오래라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준과 표준을 제때 제시하지 못하는 리더의 부재도 마찬가지다.

황 회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결국 혁신으로 귀결됐다. 혁신을 이뤄내는 방법 역시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으로 풀어냈다. 지식과 기술을 갖췄다는 것만으로는 진짜 혁신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지식에 오감(五感)을 더하면 기술이 되고, 기술에 영감(靈感)을 더하면 비로소 혁신이 이뤄진다는 게 그가 말하는 혁신의 과정이자 요지다.

 

오감은 말 그대로 몸으로 느끼는 모든 감각을 말합니다. 오감을 통해 얻는 건 결국 생각이죠. 지식이 지식에서 끝나지 않고 오감, 즉 생각이 들어갔을 때 기술로 바뀝니다. 기술이 있다고 다 되는 건 아니에요. 기술에 자기만의 영감을 더해야 비로소 세상을 바꿀 혁신으로 이어지는 거죠. 스마트폰에 담긴 기술은 특별한 게 아니에요. 어떤 영감을 담아 모아냈느냐가 혁신의 절정으로 이르게 한 거죠. 혁신의 가치가 100이라면 기술의 가치는 10이에요. 다른 사람이 기술로 10을 만들 때, 한순간에 영감을 넣어 100을 만들면 그게 바로 우리가 원하는 혁신입니다 (포브스, 2022.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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